연휴 동안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아이들의 요구에 볼 생각이 없던 인어공주를 관람하였다. PC주의니 추억파괴니 하는 인어공주 캐스팅 논란 속에 욕할 준비를 하고 보기 시작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인공인 할리 베일리의 매력에 영화가 흥미로워지는 경험을 하며 여론에 의한 선입견과 가치관이 형성되는 것에 대한 무서움을 느꼈다.
인어공주 할리 베일리
흑인 가수 겸 배우인 할리 베일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포스터의 이미지만으로 그다지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예고편을 본 아이들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친구들이 인어공주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가족나들이로 요구하여 보게 되었다. 감상평은 가족들 모두 대만족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캐스팅 논란이 되어야 하는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에리얼의 이미지를 왜곡하여 디즈니팬들의 추억을 파괴하였다는데 대해서는 추억을 느끼고 싶다면 원작을 다시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인어공주가 실제 한다면 오히려 할리 베일리와 같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이다. 인종을 떠나 거친 바다생활로 야성적인 강인함도 있으면서 공주인만큼 사랑스럽기도 한 매력이 있었다. 그리하여 어느 지점에서 왕자가 호감을 느끼고 사랑으로 발전하게 되는지 공감하기 어렵다는 평론에 오히려 공감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본 어떤 공주이야기 중에도 그런 구체적인 지점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공주이야기뿐만 아니라 현실 사랑에서도 말이다.
인어공주 스토리
스토리가 원작의 변형 없이 너무도 평이하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추억을 지켜줘도 문제냐고 묻고 싶다. 동화가 원작인 디즈니영화의 스토리에 대단한 서사나 큰 변화가 있으리라 기대하고 보진 않게 된다. 물거품이 되지 않고 마녀를 무찌르고 왕자와 사랑이 이루어진 정도의 변화면 족하다. 마지막에 모든 인종의 인간과 인어들이 나오는 장면은 다른 인종과 문화의 다름을 극복하고 공존하자는 다소 작위적인 느낌이었으나 평화의 메시지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스토리보다도 바닷속의 환상적인 그래픽과 자연스러움 훌륭한 OST가 큰 몫을 차지한 작품이고 가장 중요한 주인공 할리 베일리의 가창력은 전율이 느껴질 만큼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보러 갔다가 아이가 주인공 얼굴을 보고 울어서 나왔다는 후기가 개봉한 지 하루이틀 만에 대대적으로 퍼트려진 경위가 의아하다. 아이들은 어떤 영화를 봐도 울고 나오는 일이 종종 있을 수 있다. PC주의를 강요한 작품들이 그동안 있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품을 보기 전부터 뭔가에 홀린 듯 휩쓸려 비판한 것을 반성했다. 20-30년 후에도 그 시대의 매력적인 인어공주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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